AI가 SaaS를 죽인다는 포비아, RevOps lead가 맞는 부분과 틀린 부분을 나눠본 결과

AI가 SaaS를 죽인다는 포비아, RevOps lead가 맞는 부분과 틀린 부분을 나눠본 결과

TL;DR
단순 표시·조회 기능의 SaaS는 AI 압박을 받습니다. 반면 고객 컨텍스트와 누적 데이터를 쌓아온 SaaS는 범용 AI가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렵습니다. 다만 깊이를 가진 SaaS도 AI를 흡수하지 않으면 다음 사이클에서 약해집니다. 답은 대체가 아니라 흡수와 시너지입니다.

SaaS 종사자라면 한 번쯤 이 불안이 머릿속을 스쳤을 겁니다. 영업은 갱신 시즌마다 “고객이 ChatGPT로 우리를 대체하지 않을까”, CS는 챗봇 도입마다 “내 직무는 어디로”, 마케터는 생성형 도구가 나올 때마다 “기획의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건 아닐까”. 이 포비아를 “걱정 마”로 누르는 건 위안이 되지 않습니다. 맞는 부분과 틀린 부분을 분리하는 게 먼저입니다.

포비아의 절반은 맞습니다 — 얕은 SaaS는 실제로 압박받습니다

AI 때문에 SaaS 빅캡 주가가 흔들렸다는 보도들이 연달아 나왔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추상적인 우려가 아니라 시장이 실제로 가격으로 반응한 신호였습니다.

그 반응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습니다. 데이터 정렬, 단일 화면 대시보드, 룰 기반 알림, 키워드 매칭 검색 — 이런 단순 표시·조회 기능은 AI가 빠르게 따라옵니다. 사용자가 자연어 한 줄로 같은 결과를 받을 수 있다면, 굳이 메뉴 구조를 익혀 클릭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기능의 복잡성이 아니라 기능의 대체 가능성이 기준입니다.
본인 회사 SaaS의 핵심 기능을 범용 AI 도구로 시연할 수 있는지 한 번 따져보면, 어느 쪽에 가까운지 감이 옵니다. 얕은 쪽에 가깝다면 포비아는 현실입니다.

Detailed financial trading screen with colorful charts and data representing market fluctuations.
Photo by Rômulo Queiroz on Pexels

한국 B2B SaaS 실무자에게 이 논쟁이 특히 중요한 이유

국내 B2B SaaS 시장은 글로벌 대비 도입 사이클이 늦습니다. 그 말은 얕은 SaaS가 아직 살아있는 기간이 조금 더 길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환 압박이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RevOps를 직접 운영하면서 체감한 건 이겁니다.
범용 AI가 따라오기 가장 어려운 것은 특정 고객사의 워크플로우, 수년간 쌓인 거래 패턴, 영업·CS 단계별 누적 인터랙션입니다. 영업 담당자가 “이 고객의 다음 액션은?”이라고 물었을 때, 범용 AI는 일반론으로 답하지만 그 고객의 6개월치 결제 패턴·CSM 이력·계약 맥락을 다 안고 있는 SaaS는 다른 답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이게 진짜 해자입니다. 단순 기능이 아니라 SSoT로서의 누적 컨텍스트.

한국 SaaS 실무자 입장에서 이 구분은 두 가지 방향으로 갈립니다. 본인 회사 SaaS가 깊이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 그 깊이를 더 강화하는 게 다음 분기 어젠다가 됩니다. 반대로 깊이를 한 줄로 설명하기 어렵다면, 그 SaaS는 얕은 쪽에 가깝고 포비아는 현실에 가깝습니다. “우리 SaaS는 ___의 깊이를 가지고 있어서 단순 AI 도구가 못 따라온다”는 빈칸을 채울 수 있는지가 첫 번째 점검입니다.

답은 대체가 아니라 융합입니다 — RevOps가 직접 만들어본 두 패턴

깊이의 해자가 있다고 안주할 수는 없습니다. AI 발전 속도는 무시할 수 없고, 깊이가 있는 SaaS도 AI를 흡수하지 않으면 다음 사이클에서 약해집니다. SaaS 회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고 있는 이유입니다.

현재 재직중인 회사도 현재의 파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전 직원이 본인 직무에 AI를 끼워넣는 것을 베이스라인으로 만들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프로덕트 자체에 능동형 AI 에이전트를 녹이고 있습니다. 단순 챗봇 응답처럼 사람이 묻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먼저 읽고 신호를 내미는 push 방향입니다.

저는 RevOps 자리에서 이 패턴을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Pipedrive 위에 MCP 레이어를 얹어 세일즈팀이 자기 직무 질문을 자연어로 던지면 결과가 돌아오게 한 pull 패턴, 그리고 Pipedrive 데이터를 보고 매일 아침 AE에게 본인 핫딜을 먼저 넘기는 능동형 push 패턴입니다.

두 패턴 모두 SaaS를 대체하지 않았습니다. SaaS의 데이터·권한·통합 위에 AI 레이어를 한 겹 얹은 것이고, 운영해보니 이게 시장 전체가 가는 방향과 같았습니다.

실무자 입장에서 내일 할 수 있는 첫 액션은 간단합니다. 본인이 매일 반복하는 작업 하나에 Claude나 ChatGPT를 1주일만 끼워넣어 보는 것입니다. AI가 SaaS를 어떻게 보강하는지, 아니면 못 보강하는지를 본인 손으로 확인하는 것이 포비아를 현실로 바꾸는 첫 단계입니다.

마무리

“AI 때문에 우리 SaaS 죽는 거 아니야?”라는 질문의 답은 하나가 아닙니다. 얕은 SaaS는 압박받고, 깊은 SaaS는 해자가 있고, 깊은 SaaS도 AI를 흡수하지 않으면 다음 사이클에서 약해집니다. 포비아의 답은 결국 본인이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


글쓴이: YJ — 여행/레저 플랫폼부터 이커머스 SaaS까지 14년간 세일즈/Revenue Growth를 만들어왔습니다. 매일 업무에 AI를 쓰며 검증한 활용법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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